안녕하세요. 글 쓰는 한의사입니다.
저의 블로그 첫 게시글이기도 한 본 포스팅은
제가 현재 진료실에서 사용 중이기도
한 보험 한약에 대한 소개입니다.
많은 일반인이 한의학에 대해
오해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한약이 비싸다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한약에 대한 높은 수요로
한의사들도 전성기를 누렸지만,
현재는 상용화된 건강기능식품 (정관x 홍삼 등..)에 밀려
한약 시장이 많이 침체한 상황입니다.
비싼 한약을 굳이 먹을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러한 이미지, 즉 '한약이 비싸다'는 이미지는
종전의 한약 시장 수요가 주로 보약 위주였기 때문입니다.
보약은 말 그대로 補 하는 藥,
즉 몸의 부족하거나 모자란 부분을 채워주는 약으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인삼, 녹용 등이 많이 쓰입니다.

인삼과 녹용은 효능이 뛰어난 만큼
다른 한약재에 비해서 많이 비싼 편이죠.
수요가 많았던 만큼 한의사 입장에서도
비싼 약재를 이용해
비싼 가격의 한약을 처방 내릴 수 있었던 거고요.
하지만 한약은 몸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보약 말고도
초기의 소화기 질환과 호흡기 질환 및 근골격계 질환에도
큰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치료 효과가 양약에 비해 뒤처지지 않을뿐더러,
우리 몸의 특정 화학 기전을 제어하는 것 (ex: Cox-2 inhibitor)이 아니라
우리 몸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면역력과 생체 활성력을
살려주는 방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부작용이 훨씬 덜 합니다.
또한 이런 종류의 치료 한약은 굳이 비쌀 필요도 없습니다.
녹용이나 인삼처럼 약재가 비싸지 않기 때문이죠.
보험 한약은 말 그대로 보험이 되는 한약인데요.
약값의 30% 정도만 부담하시고 나머지 70%는 보험이 됩니다.
보험 한약은 기존 한의원에서 처방받는 탕약과 다르게,
제약회사에서 미리 제형화 시켜 만들어 판매합니다.

비유하자면, 한의원에서 처방받는 탕약이
손님의 기호에 따라 음식을 만들어주는
고급 오마카세 레스토랑 음식이라면,
보험 한약은 김밥집에서
미리 만들어둔 김밥을 주문받을 때마다 하나씩 판매하는 것이죠.

주로 소화기 질환과 호흡기 질환
및 근골격계 질환을 치료하는 약들이 많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보험 한약의 치료 효과가 많이 떨어지느냐?
그렇지 않습니다.
오래된 만성질환, 혹은 사람 고유의 체질이
원인이 되어 오는 난치의 질환들과 다르게,
초기의 염증성 소화기/호흡기/근골격계 질환들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비슷한 기전으로 병이 오기 때문에
미리 만들어둔 한약으로도 증상만 맞는다면
충분히 치료 효과를 볼 수가 있는 것이죠.
굳이 오마카세 레스토랑을 가지 않더라도
충분히 배를 채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설명은 이 정도면 충분한 것 같으니,
이제 어떤 보험 한약이 있는지 소개해 볼까요?
보험이 되는 한약의 종류는 총 56가지입니다.

아직은 표를 보셔도 전부 생소하시죠?
앞으로 제가 전문가로서 직접 하나하나 소개해드릴 예정입니다 :)
저렴한 가격의 보험 한약을 복용해보고 싶으신 분들,
한의원에 내원하고 처방받은 보험 한약에 대해 궁금점이 있으신 분들,
아니면 보험 한약에 대해 공부해보고 싶으신 한의대생들,
혹은 약사분들 모두 읽어보시면 도움이 될 겁니다.
그런데 잠깐, 혼합제제란 무슨 뜻일까요?
혼합제제란 처방을 구성하는 한약재를 각각 정제수로 추출한 다음
비율에 맞게 혼합하여 제조한 한약이란 뜻입니다.
이와 반대로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복합제제,
즉 탕약은 처방을 구성하는 한약재를 비율에 맞게
혼합한 뒤에 통으로 정제수로 추출하여 제조합니다.
차이점을 아시겠나요?

기존에는 56종 보험 한약의 제형이 산제,
즉 가루약으로만 생산이 되었기 때문에
복용이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었는데요.

현재는 한국한의약진흥원의 개발 노력으로
연조제(짜 먹는 약), 정제(알약) 등의 제형으로도
개발이 되어 있기 때문에 더욱 편리하게 복용하실 수 있습니다.
보험 한약을 제조하는 제약회사는
경방신약, 한풍제약, 정우신약, 한국신약 등이 있는데요.
이 중에서 저는 경방신약의 제품들을 주로 사용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각 제약회사에서 개발하는
보험 한약의 효능 자체에는 큰 차이가 없으니,
어느 제약회사가 제조했는지는 크게 중요치 않아요.
보험 한약을 복용하고 싶으시다면
한의원에 내원하시거나
약국에 구비된 보험 한약을 구입하시면 되는데요.

그렇지만 제가 경험한 바에 따르면
약사분들은 보험 한약에 대해 잘 모르시더라구요..
한의대 본과 2학년 수준도 안 되었습니다.
(교육과정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아무래도 열심히 공부 안하겠죠..)
모든 약사분들이 그러진 않겠으나,
대부분 그러했습니다.
기본적으로 한의학은 寒熱虛實의 체질,
즉 인체의 경향성을 중요시하는 의학인 만큼
증상이 맞더라도
본인의 체질에 크게 벗어나는 약이라면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는데요.
보험 한약이 용량이 적어
안전한 편이지만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약물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복용 전에 한의사에게
진단 및 상담받는 것이 좋겠습니다.

요즘은 보험 한약을 구비해두시는 원장님들이
늘어나는 추세이지만,
아직 모든 한의원이 보험 한약을
구비해두고 있는 건 아니랍니다.
또 보험 한약을 구비해두고 있는
한의원이라 하더라도 56종의 보험 한약 전부를
구비해두고 있지는 않으니,
참고하시기 바랄게요.
그럼, 시작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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