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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가 알려주는 보험한약 이야기

[보험한약] 6. 살결이 두꺼운 태음인이 감기에 걸렸을 땐 어떤 한약을 먹어야 할까? 갈근탕

by 글쓰는 한의사 김동욱 2022. 9. 28.

안녕하세요. 글 쓰는 한의사입니다.

누구나 사상체질에 대해서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텐데요.

저도 어디 모임 같은 곳에 가서 한의사라고 소개하면

꼭 자신의 체질에 관해서 물어보시더라고요.

그중 태음인은 살결이 두꺼운 체질인데요.

한의학적으로는 '肌肉이 두텁다'라고 표현합니다.

태음인은 살결이 두꺼운 만큼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체내 수분과 노폐물이 잘 빠져나가기 어려워

비만 경향성이 높은 체질이기도 한데요.

런 태음인들이 감기에 걸리면

강한 성질을 가진 약으로 땀을 내어

解肌시켜줘야 합니다.

이때 쓰는 대표적인 처방이 바로

갈근탕과 갈근해기탕이죠.

 

오늘은 살결이 두꺼운 태음인의

감기에 쓰이는 갈근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갈근탕은 경방신약 기준으로

산제, 연조제, 정제가 모두 있는데요.

제 진료실에는 정제만 구비되어 있습니다.

 

갈근탕의 카탈로그를 살펴볼까요?

출처: 경방신약 카탈록

상병명을 보시면, 급성 상기도 감염증뿐 아니라

 목덜미와 등이 뻣뻣하게 아픈 증상에도 사용합니다.

목덜미와 등이 뻣뻣하게 아플 때 쓴다는 것은

갈근탕의 출전인 상한론의 구절 때문인데요.

 

이런 증상이 있을 때도 갈근탕을 사용할 수 있지만,

저는 주로 태음인 경향성의 환자가

감기에 걸려 코가 막히는 증상에 더 많이 처방하는 것 같습니다.


갈근탕이 태음인의 감기에

효과가 좋은 이유에 대해 알아볼까요?

 

갈근탕의 구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갈근 3.75g, 마황 2.5g,
작약 1.88g, 계지 1.25g,
감초 1g, 대추 0.67g, 생강 0.5g [산제 기준]

갈근과 마황은 解表藥인데요.

마황과 갈근은 둘 다 태음인에게 잘 맞는 약

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마황은 Ephedrine이라는 성분이 있어

대사를 크게 항진시키고,

갈근은 Puerarin이라는 성분이 있어 혈관을 확장시켜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합니다.

 

태음인은 살결이 두껍고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대사가 저하되어 있는 경향성이 있습니다.

대신 체력은 좋은 편이고요.

따라서 갈근으로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여

말라 있던 근육을 촉촉하게 적시며

마황으로 대사를 항진시켜주는 것이죠.

 

* 마황의 Ephedrine은 강력한 교감신경 항진약으로

태음인이 아닌 체질에게 사용하면

부작용이 쉽게 나타납니다.

커피 많이 마시면 잠 안 오는 것과 비슷하겠습니다.

 

마황과 갈근을 한의학적으로 비교해보면,

表 부위에는 폐가 주관하는 皮毛와

위가 주관하는 肌肉이 있는데요.

 

마황은 맵고 따듯한 성질로

체내 대사를 강하게 항진시켜

땀을 많이 내어 皮毛를 풀어주고,

갈근은 맵고 시원한 성질로

땀을 약간 내어 肌肉의 나쁜 기운을 날립니다.

따라서 이 둘을 함께 쓰게되면

시너지 효과가 나서 皮毛와  肌肉 모두를 풀어줄 수 있죠.


계지와 작약은 각각  解表藥,補血藥인데요.

계지는 맵고 따듯하여 몸의 혈액순환을 전체적으로 도와주고,

작약은 시고 시원하여 계지가 돌린 것을 잘 수렴시킵니다.

어떻게 보면 완전히 다른 성질의 두 약인데,

한의학적으로는 매우 잘 어울리는 콤비입니다.

소청룡탕편에서도 말씀드렸던  反佐의 개념이죠.

反佐란 주된 작용을 하는 약의 성질과 상반되는 약을

보조 약물로 넣어 한쪽으로 너무 치우치는 것을 방지하는 테크닉입니다.

 

감초, 대추, 생강은 큰 의미가 있지는 않아 생략하겠습니다.


갈근탕에 대한 현대의 연구는

무엇이 있는지 알아볼까요?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2021년 개발된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감기]를 보면,

갈근탕이 오한, 발열, 두통에 목덜미가 뻣뻣하고

땀이 없으며 신체가 아픈 증상의 감기

사용할 수 있다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권고 수준은 B입니다.

 

 

② 갈근탕의 항염 및 면역조절의 효과

2019년 중국에서 발표된 갈근탕의

인플루엔자 A 바이러스(IAV)에 대한

치료효과 기전 논문입니다.

시험관 실험, in vitro에서 갈근탕은

IAV에 대해 중등도 수준의 항-IAV 활성을 보였습니다.

 

갈근탕은 IAV에 감염된 쥐에게서

폐 조직의 바이러스 역가를 감소시켰고,

폐 지수, 생존율, 호흡기계의

조직병리학적 변화를 유의하게 개선시켰다고 합니다.

또한 과도한 면역반응을 잘 조절시켰다고 합니다.

 

즉, 갈근탕의 항-IAV 활성 메커니즘은

항염증과 면역조절이라는 것을 밝혀낸 것이죠.


민족의학신문에서 보험 한약 칼럼을 연재하신

탑마을한의원 이준우 원장님의 사례를 발췌해왔습니다. 

 

① 50대 중반 여성, 코 막힘 

약 1년 전부터 시작된 코막힘과 숨을 쉴 때
콧속이 따가운 증상을 호소하면서 내원하셨다고 합니다.
태음인 체질이셨고 비 내시경상
하비갑개 양쪽이 모두 부어있었으나 심하진 않았습니다.
갈근탕 보험 한약을 총 6일분 복용하셨고
, 약 일주일 후 증상이 처음의 20% 정도로 많이 호전되셨다고 합니다.

 

② 10세 남성, 기침

1달 전부터 시작된 기침을 호소하면서 내원하셨다고 합니다.
감기 치료 후 기침이 시작되었는데,
1달 동안 양약을 복용해도 큰 차도가 없었다고 합니다.
태음인 체질이었고, 비 내시경상 왼쪽 하비갑개가 부어 있었으며
끈적한 후비루가 조금씩 보였다고 합니다.
소청룡탕을 처방할까 고민하시다 체질적 특성을 감안하여
갈근탕 보험 한약을 3일분씩 2차례 처방하셨습니다.
환자는 약 일주일 후 내원하여 기침을 거의 하지 않게 되었다고 합니다. 

갈근탕은 태음인 경향성의 감기 환자가

코 막힘, 기침, 뒷덜미 통증 등을

호소할 때 사용할 수 있는 보험 한약입니다.

 

체질만 맞는다면 성인뿐 아니라

어린아이들에게도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고요.

 

GMP 인증을 받은 안전한 한약재로 만든 안전한 보험 한약,

갈근탕을 복용해보시면 어떨까요?

갈근탕은 처방 시 체질 감별이 중요하니,

약국보다는 가까운 한의원에 내원하셔서 처방받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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